베갯모판
  • 작성자 : 박물관
  • 조회수 81
  • 작성일 : 2025.02.04
첨부파일이(가) 없습니다.



베갯모판 

조선, 지름 12.1㎝ 두께 3.0㎝


베개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위하여 누울 때 머리를 받쳐주어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침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인 베개는 속에 왕겨·메밀껍질 등을 넣고 봉한 다음, 겉에 흰색의 무명천을 싼 것으로 양쪽의 끝을 둥글게 하거나 각지게 하여 각종 무늬를 수놓아 꾸몄습니다. 이외에 나무·대나무·도기 등으로 만든 베개도 있습니다. 

베갯모는 베개의 형태를 잡아주거나 베개를 장식하는 용도로 베개의 양 끝에 대는 꾸밈새입니다. 베갯모에는 나무 판에 조각을 하거나 자개나 쇠뿔을 가공한 화각(華角)으로 장식한 것, 자수로 장식한 것, 백자로 만든 것 등이 있습니다. 특히 베갯모에 수를 놓은 자수 베개는 왕실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두루 쓰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여성이 준비하는 대표적인 혼수품이었습니다.

베갯모의 무늬로는 모란, 국화, 매화, 연꽃, 소나무, 불로초 등 식물무늬, 사슴, 거북, 학, 호랑이 등 동물무늬, 쌍희(囍)자, 수복(壽福), 강녕(康寧), 다남자(多男子) 등의 문자가 많이 쓰였습니다. 베갯모의 무늬는 아름답게 꾸미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지만, 대부분 자손 번창과 부귀(富貴), 장수(長壽)를 염원하고 좋은 꿈을 꾸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소장품은 베갯모판입니다. 베갯모판은 베갯모에 자수를 놓기 위하여 무늬를 그려 놓은 자수 밑그림(刺繡本)을 새겨 놓은 나무판입니다. 

갖가지 무늬를 색실로 수놓은 베갯모를 만들 때는 자수 밑그림을 천에 옮기고 수를 놓는데, 자수 밑그림에는 나무로 판각하여 찍은 판화와 붓으로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이 베갯모판은 중심부에는 목숨 수(壽)라는 한자를 도안화하여 새기고, 중간의 둥근 부분에는 사슴, 불로초, 학, 물결 등 십장생(十長生, 열 가지 오래 사는 것)무늬를 새겨 장수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또한 곡두무늬(번개무늬)를 테두리에 두르며 새겨 가장자리를 장식하였습니다.